시민이 불편 호소한 마라톤 대회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Home > 사설 > 사설

시민이 불편 호소한 마라톤 대회

페이지 정보

경북신문 작성일13-10-13 20:34

본문

국제 마라톤 대회가 열리던 13일 경주시 일원은 일시적 마비현상이 빚어졌다. 경주시민들은 서너 시간 발목이 묶였고 정보를 가지지 않았던 관광객들은 차 안에서 갈 길을 잃고 방황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스포츠를 집중 지원하는 것은 도시 홍보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까닭이다. 인근 울산이 월드컵 대회 이후 축구를 집중 육성하는 것은 주효했다. 도시 곳곳에 지어진 구장에는 각국 축구대표들뿐만 아니라 타도시의 학교 축구단의 동계후년 장소로 활용된다.
경주를 마라톤 도시로 만들겠다는 생각도 충분히 긍정적이다. 호반도시 춘천보다 경주의 조건은 우위에 있다. 기후의 온화함, 코스의 평탄함, 주변 경관의 수려함이 여러모로 조건을 충족시킨다. 경주의 코스를 뛰어본 사람들이 입을 모은 평가다.
그러나 경주에는 한해 네 차례 큰 대회가 열린다. 마라톤 도시다운 횟수다. 하지만 대회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아무리 좋은 대회라도 시민을 이토록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큰 행사의 성공을 위한 시민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시민들의 불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객이 숱하게 빠진 결혼식을 해야하는 당시자의 일만 생각한다면 금방 이해가 된다.
경주의 도로 사정이 마라톤 대회를 열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도는 없는가. 코스를 조정하고 교통량을 분산하는 방법, 한쪽 차선을 열어둘 수 있도록 참가자 수를 제한하는 방법 등 다양한 연구를 해야 한다.
아무리 큰 명분을 가진 행사라 하더라도 시민의 짜증이 축적되면 호응을 얻기 힘들다. 경주의 마라톤 대회가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으며 마라톤을 통한 홍보효과는 엄청나다. 2시간 30분 정도 건각들이 달리는 중 경주의 아름다운 모습이 지상파를 통해 지상과 하늘에서 생중계되니 이보다 더 큰 홍보가 어디에 있는가.
지혜를 모으자.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희생을 요구하자. 물론 불만을 가진 시민들은 일부분이라고 넘겨버릴 수 있다. 그러나 그 일부의 힘겨움도 귀를 기울이는 것이 올바른 시정이다. 때로는 그들 소수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울릉·독도 신문. All rights reserved.
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